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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가 2025시즌 86승 49패, 승률 0.637이라는 역대급 성적으로 5년 만에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지었습니다. 홈구장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100만 관중과 함께 우승을 확정한 이 장면, 솔직히 저도 예상보다 훨씬 압도적인 시즌이었습니다. 전반기 불펜 붕괴 우려가 나왔던 팀이 이렇게 끝날 줄은 몰랐거든요.

이강철 감독의 운영이 진짜 명장인 이유
강팀이 우승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근데 이번 KT 시즌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전력보다 운영이 먼저였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전반기만 해도 KT는 2~3위권을 오르내렸고, 불펜 불안정 문제로 "가을 야구도 어렵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습니다. 제가 그 시기를 지켜보면서도 '이거 진짜 흔들리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8월 1일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온 순간부터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죠.
핵심은 라인업 유연성이었습니다. 여기서 라인업 유연성이란, 주전과 비주전 구분 없이 당일 컨디션과 상대 매치업에 따라 최적의 선수를 배치하는 운영 방식을 뜻합니다. 이강철 감독은 김민혁, 김상수 같은 베테랑도 부진하면 바로 라인업에서 뺐습니다. 제 경험상 이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팬 여론이나 선수 자존심 문제가 얽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강철 감독은 흔들림 없이 그걸 해냈습니다.
장진혁의 사례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커리어 통산 타율이 2할 중반대에 불과한 선수가 올시즌 OPS(출루율+장타율, 타자의 종합적인 공격 기여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1.000을 넘겼습니다. OPS 1.000 이상이면 리그 최상위권 타자 수준인데, 이는 잘할 때 집중적으로 기용하고 부진하면 즉시 빼는 적재적소 운영이 만들어낸 수치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9월 선발 로테이션 조정도 결정적이었습니다. 이강철 감독은 배제성을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하고, 로건과 오원석을 불펜으로 내렸습니다. 이 결정이 딱 맞아떨어지면서 배제성이 20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9월 한 달 성적이 KT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는 직접적인 원동력이 됐습니다. 제가 직접 경기들을 챙겨봤는데, 배제성이 올라오는 날은 경기 흐름이 달랐습니다.
이강철 감독이 직접 꼽은 수훈갑(MVP)은 포수 한승택이었습니다. 한승택 영입 전 KT의 가장 큰 약점은 포수 도루저지율이었습니다. 도루저지율이란 포수가 상대 주자의 도루 시도를 막아낸 비율로, 수비형 포수의 핵심 지표입니다. 한승택이 들어오면서 상대 팀이 쉽게 뛰질 못하게 됐고, 이게 투수진 전체의 심리적 안정으로 이어졌다는 게 이강철 감독의 설명이었습니다.
- 라인업 유연성: 베테랑도 부진하면 즉시 교체, 백업 자원을 적재적소에 활용
- 배제성 선발 전환: 9월 평균자책점 2.76으로 정규시즌 마무리 원동력 제공
- 한승택 영입 효과: 도루저지율 상승으로 투수진 전체 안정화
- OPS 극대화 운영: 장진혁 등 백업 자원을 컨디션 최고점에서 집중 기용
- 외국인 투수 교체: 보슐리→로건 전환으로 선발진 재정비 성공
FA 전략의 성공과 프런트의 능력
강백호 한 명을 보내고 세 명을 데려왔는데, 그게 다 터졌습니다. 이런 FA 전략이 성공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야구 좀 챙겨본 분들이라면 바로 감이 올 겁니다. 보통 S급 한 명 대신 중간급 여러 명을 영입하면 오히려 전력이 약해지는 경우가 훨씬 많거든요.
KT의 FA 투자 구조를 보면, 강백호 이적 총액(보상금 제외) 4년 100억 원에 맞서 KT는 김현수 3년 50억, 최원준 4년 48억, 한승택 4년 10억, 총 108억 원을 집행했습니다(출처: KBO 공식 홈페이지). 비슷한 돈으로 세 포지션을 동시에 채운 겁니다. 제가 직접 이 구조를 보면서 "이게 진짜 프런트가 잘한 거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최원준은 올시즌 안타 공동 선두권에서 200안타 고지를 눈앞에 뒀습니다. 한승택은 125경기 출전이라는 압도적인 출장 빈도를 기록했고, 김현수는 93타점을 쌓으며 1루 포지션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웠습니다. 셋 다 기대치를 충족한 시즌이었는데, FA 영입이 동시에 이렇게 터지는 건 정말 흔치 않습니다.
시즌 개인 성과 면에서도 KT는 역대급이었습니다. 86승은 KBO 단일 시즌 역대 최다승 기록이고, 최다 연패가 3연패에 불과했습니다. 팀 타율 1위(지난 시즌 9위에서 대폭 상승), 팀 평균자책점 2위, 역전승 1위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공수 양면에서 리그를 압도했습니다(출처: KBO 팀 기록 통계).
한국시리즈 변수는 불펜 안정화
이제 문제는 한국시리즈입니다. 제가 보기에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삼성 라이온즈입니다. 시즌 상대 전적이 4승 9패로 KT가 절대적으로 열세였거든요. 단기전은 시즌 전적과 다르다고 하지만, 이 수치가 주는 심리적 압박은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시리즈 핵심 변수는 불펜진 안정화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로드 투 박영현', 즉 마무리 박영현까지 이어지는 중간 계투 라인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성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봅니다. 스기모토와 손동현이 각자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줘야 하고, 로건은 선발보다 단기전 1~2이닝 고압 상황 투입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제 경험상 단기전에서 선발 투수를 짧게 쓰는 전략이 맞아떨어질 때 흐름이 확 바뀌더라고요.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KT의 재정 구조입니다. KT는 대형 시장 구단이 아니라서 셀러리캡(구단이 선수 연봉 총액에 지출할 수 있는 상한선) 운영에 제약이 있습니다. 셀러리캡 여유가 있음에도 저비용 고효율 전략을 고수해온 탓에 일부 팬들의 불만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박영현, 소형준 같은 핵심 투수들이 FA 시기에 접어드는 시점이 오면, 이번 우승을 발판으로 프런트가 과감한 투자를 결단해야 할 겁니다. 이번처럼 계속 되는 팀이 되려면요.
자주 묻는 질문
Q. KT 위즈가 5년 만에 우승했다는데 2021년이랑 뭐가 다른가요?
A. 2021년 정규시즌 우승은 삼성과 동률 후 1위 결정전을 거쳤고, 무관중 상황에서 원정 경기 확정이었습니다. 이번 2025년은 홈구장 수원에서 100만 관중과 함께 확정지었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의미가 완전히 다릅니다. 승률도 0.637로 당시 0.563보다 훨씬 압도적이었습니다.
Q. 한승택이 왜 이렇게 중요하다고 하는 건가요?
A. 포수의 도루저지율은 단순히 도루를 막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상대 팀이 도루를 시도하지 못하면 번트나 작전 야구 자체가 줄어들고, 이게 투수의 투구 집중도와 직결됩니다. 이강철 감독이 수훈갑으로 한승택을 꼽은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Q. KT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요?
A. 최근 3년 연속 정규시즌 1위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충분한 휴식 기간 확보가 144경기 소화 후 체력 면에서 결정적인 이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삼성과의 시즌 상대 전적(4승 9패)이 변수로 남아 있어, 불펜 안정화가 관건입니다.
Q. 최원준 200안타 달성하면 어떤 의미인가요?
A. KBO 리그 역사상 한 시즌 두 선수가 동시에 200안타를 달성한 사례가 없습니다. 최원준과 빅터 레이예스가 199안타로 나란히 경쟁 중인 상황이라 둘 다 달성하면 역대 최초 기록이 됩니다. KT 팬 입장에서는 팀 우승에 개인 타이틀까지 더해지는 더없이 완벽한 마무리가 되는 셈입니다.
Q. 고영표 선수가 다승왕 후보라는데, 올시즌 왜 이렇게 잘한 건가요?
A.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 도입 이후 사이드암 투수의 낮고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이 스트라이크로 인정받는 빈도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고영표처럼 투구 궤적이 독특한 사이드암 투수에게는 이 변화가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시즌 고영표는 개인 최다승 페이스로 달려왔습니다.
결론
이번 KT 위즈의 정규시즌 우승을 보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감독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였습니다. 전력이 좋은 팀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전력을 144경기 내내 흔들림 없이 조율하는 건 완전히 다른 능력입니다. 이강철 감독은 이번 시즌 그걸 증명했고, 저는 이 시즌을 상당히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남은 과제는 분명합니다. 한국시리즈라는 단기전에서 불펜진을 어떻게 운영하느냐, 그리고 시즌 후 박영현·소형준 등 핵심 자원을 프런트가 어떻게 붙잡느냐가 이 팀의 왕조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겁니다. KT가 '되는 팀'에서 '이기는 팀'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하려면 지금이 가장 중요한 분기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