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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전 3대0 완승, 우루과이전 1대4 참패. 이 두 경기를 연달아 보면서 저는 솔직히 모레노 감독에 대한 기대와 물음표가 동시에 생겼습니다. 오늘 오후 8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베네수엘라전은 그 물음표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있는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초반 두 경기가 선수들의 개인 능력치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면, 남은 두 경기는 모레노라는 감독의 전술 역량을 진짜로 검증해야 할 무대입니다.기대해 봅니다.

포백 전술의 가능성과 한계, 제가 직접 두 경기를 보며 느낀 것
우루과이전을 보면서 제가 직접 느낀 건 단순히 "졌다"는 사실보다, 어디서 무너졌는지가 너무 선명하게 보였다는 점이었습니다. 모레노 감독이 채택한 포백(4-back) 포메이션, 즉 수비 라인에 네 명의 수비수를 일렬로 배치하는 전형적인 현대 축구 구조는 그 자체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 포백 앞을 받쳐주는 중원 구성이었습니다.
모레노 감독은 4-4-2, 이른바 포사이(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했는데, 포사이란 수비수 4명, 미드필더 4명, 공격수 2명을 배치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에콰도르전에서는 상대 핵심 자원인 카이세도가 결장하면서 중원 싸움의 빈틈이 가려졌지만, 우루과이전에서는 제대로 된 중원을 만나자 그 균열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이태석과 설영우가 공격 가담을 높이면서 뒷공간이 열렸고, 중앙 수비 라인도 전진 수비를 시도하다 공간을 내준 장면들이 반복됐습니다.
이게 바로 수비형 미드필더(DM, Defensive Midfielder) 부재의 문제입니다. DM이란 공격과 수비 사이에서 상대 역습을 차단하고 중원 균형을 잡아주는 포지션으로, 한국 대표팀의 오랜 고민거리입니다. 저는 이 문제가 오늘 베네수엘라전에서도 핵심 변수가 될 거라고 봅니다.
다만 풀백(Full-back) 조합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포백의 안정성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풀백이란 수비 라인 양쪽 끝에 배치되는 사이드 수비수로, 공격 참여도가 높을수록 수비 리스크도 커집니다. 측면에 공격적 성향이 강한 윙어를 함께 기용할 경우, 사실상 공격수가 네 명이 되는 효과가 생기는 셈이죠. 모레노 감독이 그 부분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오늘 경기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입니다.
- 포백 자체의 구조는 긍정적 : 김민재를 포함한 수비 라인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 수비형 미드필더 공백이 문제 : 강팀을 만났을 때 중원이 뚫리면서 수비 도미노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 풀백 공격 가담 조율 필요 : 측면 수비와 공격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전술의 성패를 가릅니다.
- 강팀 상대 시 쓰리미들(3-midfield) 전환 가능성 : 모레노 감독 본인도 유연하게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FIFA 랭킹 47위(출처: FIFA 공식 랭킹)로 한국보다 낮지만, 최근 코파 아메리카에서 8강에 오른 팀입니다. 조별리그에서 에콰도르와 멕시코를 모두 잡았을 만큼 조직력이 탄탄하고, 일본과의 직전 경기에서도 1대2 패배였지만 막상막하의 내용을 보여줬습니다.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투톱 조합과 골키퍼 세대교체, 제 경험상 이 두 가지가 오늘 진짜 볼거리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모레노 감독이 이강인을 세컨드 톱으로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저는 처음에는 반신반의했거든요. 이강인 선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활용될 때 투톱(2-top) 자리에 서지만 실제로는 오른쪽으로 빠지는 움직임이 많습니다. 투톱이란 두 명의 공격수를 최전방에 나란히 배치하는 구조인데, 이강인이 이 자리에 선다는 건 사실상 4-2-3-1과 유사한 형태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투톱 조합. 제가 직접 두 선수의 국가대표팀 경기를 꾸준히 보아온 입장에서, 이 조합이 실전에서 만들어냈던 장면들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손흥민이 중앙에서 공간을 만들 때 이강인이 오른쪽으로 흘러가며 연계하는 움직임은 한국 공격에서 가장 유기적인 흐름 중 하나였습니다. 이재성이 우측 윙 자리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쓰리미들을 형성하는 가변 전술로 활용된다면, 이것은 아틀레티코에서 이강인에게 주어졌던 역할과 거의 동일한 구도입니다.
다만 조규성이 이번 소집에서 빠진 만큼, 원톱에 쓸 수 있는 선수가 손흥민을 제외하면 오세훈 정도라는 점도 고민거리입니다. 이강인을 투톱으로 올릴 경우 후반 교체 카드를 어떻게 가져갈지, 로테이션 계획이 함께 맞물려야 합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챙겨봐야겠다고 생각한 또 다른 포인트는 골키퍼입니다. 김승규와 조현우는 이제 세대교체 논의의 중심에 있습니다. 제 경험상 골키퍼 포지션은 가장 늦게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자리인데, 오히려 그래서 타이밍을 놓치면 공백이 길어집니다. 구성윤은 현재 전성기 나이대에 있고, 장기적으로는 송범근이 차기 주전 경쟁에서 가장 유망한 자원으로 꼽힙니다. 오늘 경기에서 어떤 골키퍼가 출전하느냐는 모레노 감독의 세대교체 구상을 읽는 하나의 단서가 될 것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주장 혼 아람부루(레알 소시에다드)와 양헬 에레라 등 유럽파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출처: Transfermarkt), 주로 백4를 사용하지만 강팀 상대 시 백3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론돈이 빠진 자리를 어린 선수들이 메우는 세대교체 과도기인 만큼, 한국이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여지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단, 수비적으로 내려앉을 경우 공간이 좁아지고 전방 압박 돌파가 쉽지 않아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모레노 감독이 포사이(4-4-2)를 계속 고집할까요?
A. 모레노 감독 본인이 기자회견에서 "나는 유연한 감독"이라고 직접 밝혔습니다. 포사이를 기본 골격으로 삼되, 강팀을 만나거나 중원이 흔들릴 때는 쓰리미들(3-midfield) 구조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전은 상대적으로 전력 열위가 예상되는 만큼 포사이를 다시 가동하면서 세부 조정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입니다.
Q. 이강인을 투톱으로 기용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
A.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이강인이 투톱 자리에 서면서도 오른쪽으로 빠지는 가짜 최전방(페이크 스트라이커)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국가대표팀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옵션입니다. 손흥민이 전방에서 공간을 당기고, 이강인이 오른쪽으로 흘러 이재성 등과 연계하면 중원 숫자를 확보하면서도 공격 밀도를 높이는 구조가 됩니다. 실제로 두 선수가 함께했던 경기에서 이런 장면이 나왔던 것을 직접 보아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한 번은 반드시 테스트해봐야 할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Q. 베네수엘라가 만만한 상대 아닌가요?
A. 월드컵 본선 경험이 없고 FIFA 랭킹도 한국보다 낮지만, 최근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에서 에콰도르와 멕시코를 모두 꺾은 팀입니다. 직전 일본과의 경기도 1대2로 석패했지만 내용은 막상막하였습니다. 시차 적응이 완료된 상태로 오늘 경기에 나서는 만큼, 방심은 금물입니다. 한국과의 역대 전적은 2014년 친선경기 3대1 승리가 유일합니다.
Q. 골키퍼 세대교체는 언제 이뤄지나요?
A. 김승규, 조현우가 세대교체 논의의 중심에 있으며, 이번 소집에서는 구성윤, 송범근, 김준호 등이 경쟁 자원으로 거론됩니다. 구성윤은 현재 전성기 나이대라는 점에서 단기 기용에 적합하고, 장기 플랜으로는 송범근이 유망합니다.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구성 방향이 정해지면 골키퍼 포지션도 본격적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이번 4경기 평가전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앞의 두 경기보다 뒤의 두 경기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에콰도르전과 우루과이전이 모레노 체제의 첫인상을 그렸다면, 베네수엘라전과 마지막 경기는 이 감독이 실제로 전술적 고민을 얼마나 정교하게 풀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줄 무대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제가 가장 집중해서 볼 장면은 단 두 가지입니다. 손흥민-이강인 투톱 조합이 실제로 나오느냐, 그리고 골키퍼 교체 카드가 어떻게 운영되느냐입니다. 결과보다 내용을 봐야 하는 경기입니다. 모레노가 우루과이전의 패배를 어떻게 해석하고 수정했는지, 그 흔적이 오늘 라인업과 전술 운영에 반드시 드러날 것입니다.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의 분위기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