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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에콰도르전 3대 0 승리를 보고 나서 "이게 진짜 우리 대표팀 맞아?" 싶었습니다. 클린스만, 홍명보 체제에서 쌓인 답답함이 있었던 터라 모레노 감독의 첫 작품이 이렇게 깔끔할 줄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강인과 황인범 없이도 그 정도였다면, 두 선수가 합류하는 우루과이전은 어떤 그림이 나올까요. 손흥민의 통산 300골 달성 가능성까지 겹쳐 있어 경기 전부터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이강인-황인범 합류가 모레노 전술을 어떻게 바꾸나
제가 에콰도르전을 돌려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전반에 지공(持攻) 상황, 즉 느린 템포에서 공을 점유하며 공격 루트를 만들어야 하는 국면에서 중앙 미드필더 라인이 확실한 옵션을 못 내줬습니다. 이재성이 황인범 자리를 훌륭하게 메꿔줬지만, 같은 포지션에서 원톱 수준의 플레이메이커를 기대하기엔 역할이 살짝 달랐습니다.
황인범은 4-4-2 포메이션에서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로 기능합니다. 여기서 박스투박스란 수비 박스와 공격 박스를 오가며 공수 양면에 직접 가담하는 미드필더 유형을 가리킵니다. 정적으로 서 있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공간을 점거하고 패스 루트를 만들어야 하는 역할인데, 황인범이 국내에서 이 조건을 가장 완벽하게 충족하는 선수입니다. 김봉수가 에콰도르전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건 맞지만,황인범이 중앙을 잡을 때 팀 전체의 공 순환 속도가 달라진다고 제 눈에는 보입니다.
이강인 쪽은 더 흥미롭습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시메오네식 축구를 소화하면서 이전에 없던 면모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시메오네식 축구란 강도 높은 전방 압박과 빠른 트랜지션, 즉 공수 전환을 핵심 무기로 삼는 전술 체계입니다. 이강인은 여기서 세컨드 스트라이커 또는 오른쪽 미드필더로 뛰며 킬패스, 쉽게 말해 수비 뒷공간을 찌르는 결정적 스루패스를 무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아틀레티코에서 528분을 소화하며 스쿼드 내 출전 시간 6위를 기록 중인 사실이 그 위상을 숫자로 말해줍니다(출처: Atlético de Madrid 공식 홈페이지).
클린스만 감독 시절, 홍명보 감독 시절을 돌아보면 이강인 활용법이 매번 반쪽짜리였습니다. 오른쪽 측면에 세워두고 얼리 크로스, 즉 상대 수비가 정리되기 전에 올리는 빠른 크로스만 유도하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조규성과의 조합이 가끔 통하긴 했지만 전술적 시너지라기보다 개인 역량의 합이었죠. 모레노 감독이 이걸 바꿔줄 수 있느냐가 이번 경기의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손흥민-이강인 시너지, 이번엔 가능할까
두 선수가 A매치에서 직접적인 득점 연결에 성공한 사례는 중국전, 태국전 등 상대 수준을 감안하면 세 차례에 불과합니다. 제 경험상 이 장면들을 다시 찾아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술 구조에서 나온 게 아니라 두 선수의 개인 감각이 우연히 맞아떨어진 순간들이었습니다.
모레노 감독이 설계하는 그림은 다릅니다. 이강인이 우중간에서 공을 받았을 때 손흥민이 오른쪽 깊은 공간으로 침투하고, 이강인이 서포트 패스를 넣어주는 형태입니다. 손흥민이 왼쪽으로 동선을 가져가면 반대편 풀백이나 다른 공격자원이 오른쪽 공간을 채워 이강인의 패스 선택지를 늘려주는 구조입니다. 패스 코스가 여러 개 열려 있어야 상대 수비가 하나를 막을 수 없다는 원리인데, 이 틀만 갖춰지면 두 선수 모두 최고의 역량을 자연스럽게 발휘할 수 있습니다.
- 이강인의 핵심 강점: 지공 국면에서의 킬패스와 볼키핑 능력
- 황인범의 역할: 박스투박스 이동으로 공 순환 속도 향상 및 수비 가담
- 손흥민과의 시너지 조건: 이강인의 패스 선택지를 늘려줄 주변 선수들의 침투 움직임
- 모레노 감독의 성향: 소속팀 포지션 존중 → 이강인 오른쪽 측면 또는 세컨드 스트라이커 기용 가능
손흥민 300골과 우루과이 수비 분석
이번 경기에 손흥민의 개인 기록이 하나 더 걸려 있습니다. 프로와 대표팀을 합산한 통산 299골로, 이번 경기에서 득점하면 300골과 동시에 A매치 58골로 차범근 전 감독의 대한민국 대표팀 최다 득점 기록에 동률을 이루게 됩니다. 두 가지 역사가 같은 경기, 상암 홈에서 동시에 작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솔직히 소름 돋는 설정입니다. 다만 손흥민은 우루과이 상대로 아직 무득점이고 PK마저 선방에 막힌 적이 있다는 점은 변수입니다.
우루과이 수비 최전선에는 로날드 아라우호가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리버풀로 임대된 아라우호는 피지컬 기반의 1대1 대응과 공중볼 경합, 즉 헤딩 싸움에서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는 센터백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유형의 수비수는 공간에 파고드는 속도 위주 공격보다 몸 싸움에서 약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적습니다. 손흥민이 측면에서 직선적으로 파고드는 패턴만 고수한다면 아라우호의 피지컬에 막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현규와의 포지셔닝 교환이나 이강인의 킬패스를 활용해 아라우호의 시선을 흐트러뜨리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원에서는 황인범과 루카스 토레이라의 맞대결이 승부처가 될 전망입니다. 토레이라는 전형적인 홀딩 미드필더로, 홀딩 미드필더란 공격 가담보다 중앙 수비 커버와 상대 공격 차단에 집중하는 미드필더 유형을 말합니다. 황인범이 이 선수를 상대로 얼마나 활발하게 공간을 만들고 압박을 이어가느냐가 한국의 공격 흐름을 결정할 거라고 봅니다(출처: FIFA 공식 홈페이지).
우루과이는 최근 8경기 5무 3패,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한 상태입니다. 감독 대행을 맡은 디에고 포를란 역시 우루과이 U-20 감독 출신으로 A대표팀 사령탑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일본전에서 1대 3으로 패하면서 수비 조직력 부족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발베르데가 이강인과의 태클 충돌로 부상을 입어 이번 명단에 빠진 것도 우루과이 중원에는 분명한 공백입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상대의 빈틈을 노리기에 나쁘지 않은 조건입니다.
요약: 손흥민의 300골 달성 가능성과 차범근 A매치 최다 득점 동률이라는 역사적 기록이 걸린 경기에서, 아라우호 중심의 우루과이 수비를 어떻게 무너뜨리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강인은 우루과이전에서 어떤 포지션으로 나오나요?
A. 가장 유력한 위치는 4-4-2 포메이션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입니다. 모레노 감독이 소속팀 포지션을 존중하는 경향이 있어 아틀레티코에서의 세컨드 스트라이커 역할로 기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두 포지션 모두 시메오네식 공수 전환을 소화한 이강인에게 어색함이 없습니다.
Q. 손흥민 300골 기록이 이번 경기에서 나올 수 있나요?
A. 현재 프로·대표팀 통산 299골로 단 1골이 남아 있습니다. 득점에 성공하면 300골과 동시에 A매치 58골로 차범근 전 감독의 대한민국 대표팀 최다 득점 기록과 동률을 이루는 역사적인 순간이 됩니다. 다만 손흥민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역대 무득점이라는 점이 변수입니다.
Q. 우루과이에서 주의해야 할 선수가 누구인가요?
A. 수비에서는 리버풀 임대 중인 로날드 아라우호의 피지컬 1대1과 공중볼 경합이 위협적입니다. 공격에서는 다윈 누녜스의 기본 운동 능력이 출중해 이한범의 집중 마크가 필요합니다. 왼쪽 측면에서는 최고 속도 33km/h를 기록하는 막시 아라우의 스피드를 경계해야 합니다.
Q. 황인범이 빠졌던 에콰도르전이랑 이번 경기가 뭐가 다를까요?
A. 에콰도르전 전반 지공 국면에서 중앙 미드필더 라인의 패스 옵션이 제한적이었습니다. 황인범이 복귀하면 박스투박스 움직임으로 공 순환 속도가 빨라지고, 이강인의 킬패스 연결 빈도도 함께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두 선수의 합류는 전력 강화를 넘어 전술 완성도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결론
제가 이번 경기에서 가장 집중해서 볼 장면은 이강인이 우중간에서 공을 잡는 순간입니다. 그때 주변 선수들이 얼마나 다양하게 침투하느냐, 모레노 감독이 그 판을 얼마나 촘촘하게 깔아주느냐가 전술 완성도의 바로미터가 될 거라고 봅니다. 클린스만, 홍명보 체제에서 반쪽짜리로 쓰였던 이강인이 드디어 제 역할을 찾는 경기를 볼 수 있다면, 그게 결과 이상의 의미가 됩니다.
손흥민의 300골은 개인 기록을 넘어 한국 축구 한 세대의 상징적 마침표입니다. 상암 홈에서 5만 관중 앞에 그 순간이 터진다면, 모레노 체제의 상승세에 또 하나의 서사가 더해지는 셈입니다. 이번 우루과이전, 결과보다 내용으로도 충분히 기대할 이유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