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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번 경기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이강인도 없고 황인범도 없는 대표팀이 FIFA 랭킹 25위 에콰도르를 상대로 뭘 보여줄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경기가 끝나고 나서 제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3-0 완승도 놀라웠지만, 80분 이후 보여준 경기력은 오랜만에 "대표팀 경기를 재밌게 봤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모레노 감독의 4-4-2 : 경기 흐름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FIFA 랭킹 32위)은 9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에콰도르(FIFA 랭킹 25위)를 3-0으로 꺾었습니다. 모레노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 때부터 "디폴트 포메이션"으로 예고했던 4-4-2 전형이 첫 공식 경기에서 그대로 가동됐습니다.
여기서 4-4-2란 수비 4명, 미드필더 4명, 공격수 2명으로 구성된 포메이션을 의미합니다. 투톱 구조이기 때문에 공격 시 두 명의 최전방 자원이 동시에 위협을 줄 수 있고, 중원의 너비를 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손흥민과 오현규가 투톱을 이뤘고, 송민규·이재성·박진섭·정승원이 미드필더 라인을, 수비는 조현택·김민재·이한범·설영우가 맡았습니다.
전반전은 솔직히 답답했습니다. 새로 발탁된 얼굴들이 많다 보니 호흡이 덜 맞는 게 눈에 보였고, 페널티킥 시도도 VAR 끝에 취소됐습니다. 제 경험상 대표팀 첫 경기가 이 정도면 사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중요한 건 후반전이었습니다.
후반 9분, 김민재의 전방 패스를 송민규가 흘려 오현규에게 연결했고, 오현규의 중거리슛이 수비에 굴절되며 골문을 갈랐습니다. 이어 후반 13분에는 손흥민이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성공시켰습니다. 각이 거의 없는 위치에서 오른쪽 구석을 정확히 노린 감아차기였는데, 이걸 보고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후반 42분에는 이동경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3-0 완승을 확정지었습니다.
이날 양 팀 합의 하에 최대 8명까지 교체가 가능했고, 에콰도르의 마르셀루 가야르도 감독 역시 취임 첫 경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 팀 모두 실험적 성격이 강한 경기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랭킹이 7위나 높은 팀을 상대로 무실점 3골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 후반 9분 오현규 선제골: 김민재 패스 → 송민규 연결 → 굴절 골
- 후반 13분 손흥민 프리킥: 각 없는 위치에서 감아차기로 오른쪽 구석 적중
- 후반 42분 이동경 쐐기골: 김봉수의 원터치 스루패스가 결정적 역할
- 손흥민 프로 통산 299골, 국가대표 57골 기록
요약: 모레노 감독의 4-4-2 첫 가동은 전반 답답함을 뒤로하고 후반 3골 완승으로 마무리됐으며, 손흥민·오현규·이동경이 각각 득점에 기여했다.
김민재,손흥민 : 김민재의 변화와 이 경기의 진짜 소득
일반적으로 김민재 하면 '수비에서 자리 지키는 수비수'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특히 나폴리, 바이에른뮌헨에서 쓰리백 혹은 빡빡한 전술 안에서 포지션을 고수하는 모습이 익숙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이번 경기를 보면서 확실히 달라 보인다고 느낀 게 바로 김민재였습니다.
모레노 감독의 전술에서 핵심 중 하나는 수직적 패스와 전방 라인을 높이는 하이라인(High Line) 전술입니다. 여기서 하이라인이란 수비 라인 전체를 상대 진영 쪽으로 끌어올려 중원을 압축하고 공간을 좁히는 전술을 의미합니다. 이 전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센터백이 수동적으로 자리만 지키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과감히 전진하는 볼 캐리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김민재는 이날 75분 동안 볼 캐리 거리 315.3m를 기록했습니다. 이건 제가 경기 내내 체감하던 것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쓰리백에 묶여 있던 시절보다 훨씬 자유롭게 전진하고, 손흥민에게 직접 종패스를 연결하는 장면이 반복됐습니다. 선제골 장면도 결국 김민재의 전방 침투 패스에서 시작됐으니,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자유롭게 뛰는 쪽이 오히려 팀 전체 수비력도 높인다는 게 이번 경기에서 입증된 것으로 보입니다.
손흥민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84분을 뛰며 보여준 체력도 대단했지만, 프리킥 골이 진짜였습니다. 프로 통산 299골로 300골 고지가 코앞이고, 국가대표 57골로 차범근 전 감독의 기록에 단 한 골 차로 다가섰습니다(출처: 대한축구협회). 수치만 봐도 역사적인 순간이 임박했는데, 저는 솔직히 이번 에콰도르전에서 이미 그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반가운 발견은 김봉수였습니다. 제가 경기를 보면서 "저 선수가 들어오니까 빌드업이 달라지는데?"라고 처음 느낀 순간이 있었는데, 정확히 후반 42분 이동경의 쐐기골 직전 장면이었습니다. 김봉수의 원터치 스루패스 공을 받자마자 한 번의 터치로 수비 뒤 공간으로 연결하는 패스가 이동경의 침착한 마무리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이런 창의적인 패스가 나올 거라고는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10분의 경기력은 정말 달랐습니다. 이강인도 없고 황인범도 없는 대표팀이 이 정도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제 경험상 예측하지 못했다는 게 솔직한 고백입니다. 방향성이 보이는 축구, 감독이 뭘 하려는지 느껴지는 축구가 오랜만에 나온 것 같아서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요약: 4-4-2 포백에서 해방된 김민재의 볼 캐리와 모레노 감독의 하이라인 전술이 맞아떨어졌고, 김봉수의 스루패스와 손흥민의 프리킥은 이 경기의 진짜 수확이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모레노 감독의 4-4-2 포메이션, 이번 경기에서 실제로 효과가 있었나요?
A. 전반전은 솔직히 효과가 제한적이었습니다. 새 얼굴들이 많아 호흡이 안 맞는 장면이 자주 나왔습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수직 패스와 전방 압박이 살아나면서 3골이 나왔는데, 제가 직접 경기를 보면서 포메이션보다는 선수들이 전술을 이해하는 속도가 관건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일반적으로 4-4-2는 구식 포메이션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꽤 현대적으로 운용됐습니다.
Q. 손흥민 국가대표 통산 골 기록이 어떻게 되나요?
A. 이번 에콰도르전 프리킥 골로 국가대표 통산 57골을 기록했습니다.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한 역대 최다 58골 기록에 단 한 골 차로 다가선 상황입니다. 프로 통산으로는 299골로 300골 고지도 코앞입니다. 제가 보기엔 다음 우루과이전에서 역사적인 장면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Q. 김민재가 포백에서 더 잘한다는 게 사실인가요?
A. 일반적으로 김민재는 어떤 포메이션에서도 안정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번 경기에서는 확실히 달라 보였습니다. 볼 캐리 거리 315.3m라는 수치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쓰리백에 묶여 있을 때보다 훨씬 자유롭게 전진하고 패스를 연결하는 모습이었고, 그게 선제골로도 이어졌습니다. 모레노 감독의 하이라인 전술과 김민재의 능력이 잘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Q. 이강인, 황인범 없이도 왜 경기력이 좋았나요?
A. 저도 솔직히 이 부분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핵심 자원 없이도 경기가 됐던 이유는 김봉수의 빌드업 기여와, 모레노 감독이 전술적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강인·황인범·조규성은 우루과이전 합류가 예상되는 만큼, 이번 경기에서 검증된 자원들과 어떤 시너지를 낼지가 진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이번 모레노호 첫 경기는 결과보다 방향성이 더 중요했던 경기였습니다. 3-0 완승 자체도 고무적이지만, 제가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이 감독이 뭘 하려는지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이라인, 수직 패스, 투톱 활용이 유기적으로 맞물리기 시작하는 첫 단추가 채워진 경기였습니다.
물론 전반전의 답답함이나 후반 25분 위기 상황처럼 아직 개선할 부분도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강인·황인범·조규성이 빠진 상태에서 FIFA 랭킹 25위를 3-0으로 잡았다는 사실은, 다음 우루과이전을 향한 기대감을 충분히 정당화합니다. 김봉수와 이강인의 호흡, 손흥민의 역대 최다 골 기록 경신 여부가 다음 경기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https://m.sports.naver.com/kfootball/article/450/0000154462